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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이야기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인가?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게임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을 많이 즐기는 이를 중독자로 만들어가던 WHO가 게임을 정식 산업으로 인정한 상황이며, 나아가 뉴질랜드에서는 게임이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되어서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많은 스포츠 경기 대신 겜블링의 대상이 되어 버렸죠.

다만, 이러한 현상이 게임 산업에 유리한 상황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의 숲으로 대히트를 친 닌텐도의 스위치는 정작 기기 자체의 생산량이 중국에 의존하다보니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은 상황입니다. 이미 구형 중고 기기의 가격이 신형 기기 정가보다 올라간 상태로 거래가 되고 있으며, 신형의 경우 정가의 2~3배의 가격을 만든 지 오래죠. 그나마 조금씩 나오는 물량 역시 리세일러들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닌텐도는 지금 이 초유의 사태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그러한 상황에서 당연히 차세대기기인 XBOS Series X와 PS5가 올해 안에 제대로 발매될 수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필 스펜서는 이러한 와중에서도 오히려 공급물량이나 가격 그리고 시기에 대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중입니다. 사실 사티아 나델라가 개인 소비자 대상 수익모델(B2C)보다는 기업 소비자 대상 수익모델(B2B)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개인 소비자 위주 판매산업인 XBOX분야는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뜻 이런 발언은 필 스펜서가 XBOX 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말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현재 필 스펜서의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필 스펜서가 XBOX의 실질적인 수장이 된 이후로 바뀐 모든 변화는 소비자를 위한 방향성의 전환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익구조의 안정화를 위한 여러가지 목표였습니다.

하위호환의 경우는 개발사들이 기존에 만들어 놓은 결과물을 통해서도 일정부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개발사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의 XBOX gold Membership 보상과 XBOX Game Pass에서도 하위호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홍보비용을 개발사에게 지불하면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하나의 수익모델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지속적인 에뮬레이터의 개선을 통해 XBOX Series X에 이르러서는 충분히 개개인이 구입할 만한 수익모델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죠. 이는 PC게임의 메타인 스팀 마저도 할 수 없는 결과값입니다.


반대로 큰 스케일로 바뀐 부분도 있습니다.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비롯된 Project xCloud는 가장 많은 부분에서 게임 산업 구조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첫번째로 xCloud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게임기 수요 공급 계산에서 상당한 우위를 지니게 만듭니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고사양 기기와 서버용 기기는 동일한 사양과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기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많다면 새로운 서버로의 전환 시기를 늦추면 될 뿐이고, 소비자 수요가 적다면 서버 업그레이드 시기를 빠르게 가져오면 될 뿐입니다. 새로운 서버는 비싸지만 더 많은 처리인원을 가지기 때문에 가성비 면에서 이득을 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B2B 모델로 전환 가능하며,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SKT는 5G 사업 컨텐츠 확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은 상황입니다. 서버에 들어간 비용은 이미 꾸준하게 통신사를 통해서 회수 가능합니다. 사실 나델라가 B2B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하며 이를 주주들에게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진행되는 Game Pass 자체는 이미 게임계의 넷플릭스와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일한 단점이 XBOX 생태계 내에서만 확장 가능하다는 점인데, xCloud가 상용화 됨에 따라 이 단점 역시 해결될 것이 분명합니다. 현재의 넷플릭스 4K 시청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Game Pass 또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부분도 있지요. 실제 콘솔 기기에 대한 판매입니다. xCloud나 Game Pass 모두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줄 수 있는 방법은 맞지만, 한계 또한 지닙니다. 아직도 디스크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많고 스태디아가 충분하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요. 게임은 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에 수많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은 확실합니다. 필 스펜서의 자신감은 이러한 안정성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XBOX Series X를 마구 만들어내도 손해를 적게 보는 시스템. 그리고 그러한 서버 사용료와 본인들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사용료를 성실히 납부해주는 기업. 물론 이 시스템들은 기존 콘솔 제조사가 가지는 영향력이 유지되어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XBOX ONE X가 개발되자 마자 XBOX Series X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의 스튜디오들은 보다 재미있는 독점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 결과는 나올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 수많은 실패는 예견되어 있고, 이미 몇 가지 진행 중인 사업이 있죠. 실제로도 Xbox Play Anywhere나 Universal Windows Platform은 지금보기에도 충분한 효과를 얻진 못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동안 모든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직 믹서만이 성장세가 둔화되었죠. 다만, 하위호환이나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가 초창기에 받은 취급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XBOX가 성장함에 따라 다른 형태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충분히 생각합니다. 당장 XBOX 기기 보급량이 늘어난다면 XBOX용 카카오톡이 안 생긴다는 보장도 없거든요.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끝없는 인내심과 의지 그리고 확고한 청사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다행인 것은 필 스펜서가 가장 잘하는 것들이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