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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이야기

프로젝트 스콜피오 사양 공개

드디어 베일에 싸였던 스콜피오의 스펙이 디지털 파운드리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작년 E3 때부터 계속되어 왔던 라이젠과 재규어의 떡밥은 라이젠의 출시 시기가 비슷했던 덕에 커뮤니티를 달아오르게 했지만, 결국 탑재되는 것은 2.3Ghz의 재규어 커스텀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스콜피오의 정식 명칭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아마도 이번 E3 때 외형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프로젝트 스콜피오가 발매된다고 하더라도 XBO의 차세대기의 개념이 아니라 4K/VR을 제대로 지원하는 프리미엄 기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숫자 상의 수치만을 비교했을 때,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PS4 Pro와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근본적으로 프로세서의 세대가 바뀐 것은 아니며, PS4에서 이미 넘어갔던 GDDR5 메모리로의 변화가 가장 큰 차이입니다. 물론 PS4 Pro 보다 높은 수치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는 상황에서 작년 E3에서 이야기했었던 6테라플롭을 달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에 공언하던 네이티브 4K 게임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PS4 Pro 와 프로젝트 스콜피오는 소프트웨어적으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PS4 용으로 제작된 소프트웨어가 Pro에서 향상된 성능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부스트 패치를 통해 개선되어야 하며, 그마저도 100% 온전한 PS4 Pro의 자원을 사용했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 기존 XBO의 소프트웨어는 애초부터 스콜피오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 가변 해상도를 사용하던 헤일로 5와 같은 게임의 경우 별도의 조치 없이 스콜피오 성능에 맞춰서 온전한 1080p 혹은 그 근처에 근접하게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미 XBO S의 업스케일링은 꽤 괜찮은 수준입니다.

프로젝트 스콜피오에서의 GPU 커맨드 프로세서 개선은 결과물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CPU에 내장되어 GPU에게 명령을 내리는 커맨드 프로세서를 GPU에게 보냄으로써 CPU와 GPU의 불필요한 통신 소요를 줄였다는 것이 공식 설명입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꽤나 혁신적인 개선으로 보입니다만, ESDRAM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판단은 실질적인 결과물(4K 기동 영상)을 확인하고 나서 내려도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프로젝트 스콜피오는 차세대기가 아닌 XBO의 4K 및 성능 개선 판입니다. 기존의 XBO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기존 XBO들의 가격을 낮춘다는 면에서 XB 유저들에게는 스콜피오의 출시는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PS4 혹은 PS4 Pro 유저들에게 약간의 성능 개선은 플랫폼을 옮겨야 할 정도의 메리트는 아니겠지요.



여기에서 한 장의 포르자 테크 데모 스크린샷이 해답과 함께 새로운 논쟁을 가져옵니다.

포르자 6 엔진으로 구현된 이 테크 데모는 최대한의 차량 수와 날씨 변화 등의 그래픽 효과를 집어넣어서 기기가 4K 환경 하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걸 확인하는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거친 상황에서 기기의 자원 사용률은 55%~7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데모를 포팅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이틀이라고 합니다. 전혀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죠. 포르자 7은 스콜피오와 같이 올해 하반기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이 스크린샷 보다 더 근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단 증명한 것이죠.

더군다나 나름 윈도우 10으로 최적화가 잘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포르자 APEX를 PC 급의 울트라 옵션으로 구동했을 때에도 GPU의 점유율은 88% 밖에 되질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일반 PC에서 같은 옵션을 여유롭게 구동하기 위해선 GTX 1080이 필요합니다. APEX라는 PC와의 비교 가능한 샘플의 존재로 인해서 PC의 성능과 콘솔의 성능을 단순 수치로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인지 다시 한번 들어난 샘이지요. 턴텐의 이 두 가지 시연으로 인해 프로젝트 스콜피오의 4K 게임 구동 논쟁은 E3 발표 그리고 실제 발매 전까지 계속 불타오르는 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스콜피오에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증기 체임버 쿨러를 채택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존 XBO에서 XBO S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신경 쓰였던 부분은 소음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XBO S의 소음은 여전히 레퍼런스 쿨러로 조립된 데스크톱 PC에 비해서는 정숙하지만 기존 XBO에 비해서는 거슬리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증기 체임버 쿨러가 소음과 성능을 잡아줄 수 있다면, XBO의 정숙함에 익숙해져 있는 기존의 게이머에게도 충분히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프로젝트 스콜피오에 대한 논쟁은 E3으로 넘어갔습니다. 성능에 대한 반론을 턴텐이 해소해 주긴 했지만 아직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4K로 만들어진 스크린 샷 하나뿐이며, 구동되는 영상이 있어야 정확한 프로젝트 스콜피오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가격이나 디자인 그리고 크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하지 않은 것은 많습니다.

프로젝트 스콜피오가 발매된다고 해도 사용하는 포트는 XBO S와 동일합니다. 그 이야기는 이 경험이 필수적이며 강제적인 무언가가 아닌,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우리가 이 소식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포르자 7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게이머이기 때문이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디자인 에디션 콘솔이 나오면 새로 사는 입장이라서 초기 발매 분에 대해서는 지켜만 볼 예정입니다. 만약, XBO S와 같이 출시와 동시에 디자인 에디션이 같이 나온다면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